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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서비스 대중화 - IT 업계의 가장 뜨거운 승부처
말 알아듣는 스마트 로봇 - 2040년 세계 인구수 추월 전망
대세가 된 5G 스피드 경쟁 - 서비스 차별화 위한 기반 기술
'M(혼합현실)·A(인공지능)·R(로봇)·S(스피드).'
27일(이하 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나타난 IT(정보기술) 트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넘어 혼합현실(MR·Mixed Reality)이 새로 등장했고 인공지능(AI)은 IT 업계의 가장 뜨거운 승부처로 떠올랐다.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로봇(Robot)도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향한 속도(Speed) 경쟁도 시작됐다. 이번 행사장에서 만난 각계 전문가들은 "올해 MWC는 스마트폰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 경연장으로 바뀌었다"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기술로 MARS가 부상했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MR과 대중화된 AI
1일 MWC 전시장 3홀 SK텔레콤 전시관에서는 직원들이 MR 기술을 시연했다. MR 전용 기기를 머리에 쓰고 상대방에게 전화를 거는 순간, 마치 영화 킹스맨처럼 통화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닮은 빨간색 아바타(가상 공간의 분신)가 눈앞에 나타났다. 아바타는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은 사람의 형체에 불과하지만 향후에는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눈앞에 보여주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만 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창업한 중국 스타트업 비저너테크도 8번홀에 MR 기기 전시 부스를 차렸다. 이 회사 로라 펭 부사장은 "전시회장을 물에 잠기게 만들어보겠다"며 기자에게 기기를 씌워줬다. 이후 컴퓨터에서 MR 프로그램 하나를 작동시키니 마치 천장까지 물에 잠긴 것과 같은 생생한 가상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펭 부사장은 "MR은 VR과 AR의 장점을 결합해 현실감을 극대화시켜주는 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도 '모니터리스'라는 기술을 전시했다. 안경처럼 생긴 전용 기기를 착용하니 공중에 떠 있는 스마트폰 화면, 노트북 화면 등을 볼 수 있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MR은 교육·의료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이미 대중화되기 시작한 인공지능 서비스는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LG전자는 지난 26일 공개한 새 스마트폰 G6에 음성인식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를 채택했다. IBM은 메인 홀에 전시관을 차리고 인공지능 왓슨을 홍보했다. 삼성SDS는 인공지능 기반 매장 관리 비서를 공개했고 독일 가전업체 이큐3은 아마존 음성인식 AI비서 알렉사를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전시했다. 심지어 인공지능 기반의 피부관리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을 선보인 화장품 회사도 있었다.
◇로봇과 5G 대결도 관전 포인트
이번 MWC는 로봇 올림픽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사람과 닮은 로봇 '페퍼'를 8홀에서 선보였다. AI로봇 페퍼는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인식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실제로 페퍼는 기자에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걸며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일본 소니도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로봇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를 전시했고 중국 스타트업 포칼맥스는 가정용 비서 로봇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7일 기조연설에서 "2040년이면 스마트 로봇이 전 세계 인구보다 많은 100억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G 기술 개발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AR·VR·MR·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통신 기술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일본 NTT도코모, 우리나라 SK텔레콤·KT, 스페인 텔레포니카, 카타르 우레두 등 각 국가 통신업체들이 기지국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을 시연했고 중국 ZTE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SK텔레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은 "MWC에서 최신 스마트폰 공개 행사만 주목받던 시대는 끝났다"며 "5G를 기반으로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향후 IT 기업의 명운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혼합현실(MR·Mixed Reality)
가상현실(VR)이 주는 몰입감과 증강현실(AR)에서 느끼는 현실감을 결합한 기술. 가상현실처럼 전용 기기를 착용하지만 증강현실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생생하게 실제 현실과 가상 이미지를 섞은 영상을 구현한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강한 기자 kimstr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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