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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고 출혈 막은 뒤 코끝 5~10분 정도 눌러주면 효과
반복적이면 속단 말고 원인질환 찾아봐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코피를 흘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의 코피는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공부에 온 체력을 쏟다 보면 나올 수 있는 '노력의 산물'쯤으로 여겨졌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이를 알게 되면 보약이나 진수성찬 등의 큰 보상(?)이 뒤따르기도 했다.
이런 친구들의 모습을 부러워한 나머지 일부 학생들은 일부러 코를 후벼 코피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코피는 그 실체적 진실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컸던 셈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갑자기 줄줄 흐르는 코피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어쩌다 한 번 코피가 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코피가 난다면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피는 일차적으로 건조한 환경 때문에 많이 생긴다. 콧속은 50% 정도의 습도에서 촉촉하게 유지되는데, 습도가 낮으면 코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딱지가 생기기 쉽다.
특히 겨울철은 바깥 기온은 낮고 실내는 환기가 잘 안 된 상태에서 난방하므로 실내공기가 건조해져 콧속이 마른다. 따라서 가벼운 자극에도 점막이 벗겨지기도 하고, 점막 아래 혈관이 노출되면서 혈관이 터지기 쉬운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코피가 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보통 비강건조증으로 인해 코 앞부분에 불편함을 느껴 코를 세게 파거나 비볐기 때문이다.
만약 코피가 반복적으로 난다면 코의 구조적인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코를 좌우로 가르는 연골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어졌거나 돌출된 '비궁격만곡증'의 경우 공기가 콧속을 원활하게 오가지 못해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인 마찰을 일으키고 결국 해당 부위의 점막이 손상돼 혈관이 터지면서 코피를 많이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비중격을 바로 잡아주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비갑개가 기형일 경우에도 코피가 나기 쉽다.
코 안쪽에서 인두에 이르는 비강의 외벽에는 선반처럼 생긴 살덩어리가 있는데, 이게 비갑개다. 선천적으로 비갑개가 기형이면 콧속 공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특정 부위만 세균 등에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밑의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터진다. 비갑개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면 수술로 문제가 되는 일부만 제거하면 된다.
콧속에 물혹(비용종)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도 코피가 나기 쉽다. 또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코 질환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코점막의 분비기능이 떨어져 콧속이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코피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혈액응고 장애,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 백혈병, 유전성 질환 때문에 코의 깊숙한 부위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노인의 경우 동맥경화증이 가장 흔한 코피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지혈이 극히 어렵고 재발이 잘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일단 코피가 나면 신속한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안정을 찾고 가능한 한 피를 삼키지 말되, 피를 삼켰다면 뱉어내야 한다. 고개를 앞으로 기울이면 피가 목 안으로 넘어가지 않아 오심이나 기도 막힘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코 앞쪽의 출혈이라면 적신 거즈나 솜을 새끼손가락 크기로 뭉쳐서 콧속에 밀어 넣고 코끝을 손으로 5~10분 정도 눌러준다. 얼음주머니나 찬 수건을 콧잔등과 뺨에 대주는 것도 좋다. 이는 콧속 점막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코피를 빨리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면 보통 10분 이내에 코피가 멈추는데, 계속 피가 나오는 경우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 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약물 또는 전기도구로 출혈부위를 처치해야 한다.
평소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선 코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가장 중요하다. 특히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로 유지하는 게 좋다. 코 질환이 있어 코점막이 쉽게 건조해지는 경우라면 바셀린처럼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코 안쪽에 살짝 발라주는 것도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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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그래픽)제작 김민준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
(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김지희 교수)
bio@yna.co.kr
반복적이면 속단 말고 원인질환 찾아봐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코피를 흘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의 코피는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공부에 온 체력을 쏟다 보면 나올 수 있는 '노력의 산물'쯤으로 여겨졌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이를 알게 되면 보약이나 진수성찬 등의 큰 보상(?)이 뒤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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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의학적으로는 갑자기 줄줄 흐르는 코피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어쩌다 한 번 코피가 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코피가 난다면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피는 일차적으로 건조한 환경 때문에 많이 생긴다. 콧속은 50% 정도의 습도에서 촉촉하게 유지되는데, 습도가 낮으면 코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딱지가 생기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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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코피가 반복적으로 난다면 코의 구조적인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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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갑개가 기형일 경우에도 코피가 나기 쉽다.
코 안쪽에서 인두에 이르는 비강의 외벽에는 선반처럼 생긴 살덩어리가 있는데, 이게 비갑개다. 선천적으로 비갑개가 기형이면 콧속 공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특정 부위만 세균 등에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밑의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터진다. 비갑개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면 수술로 문제가 되는 일부만 제거하면 된다.
콧속에 물혹(비용종)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도 코피가 나기 쉽다. 또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코 질환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코점막의 분비기능이 떨어져 콧속이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코피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혈액응고 장애,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 백혈병, 유전성 질환 때문에 코의 깊숙한 부위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노인의 경우 동맥경화증이 가장 흔한 코피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지혈이 극히 어렵고 재발이 잘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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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그래픽)제작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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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김지희 교수)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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